8월 20일 어제 오전 11시..
13살 고양이, 사랑하는 모포와 굿바이펫에 함께 다녀갔어요.
도착했을 때와 나설 때... 모포의 모습은 달라져 있었지만,
선생님의 정성스런 예식과 진심어린 조언, 따뜻한 말씀 덕분에 미소지으며 나설 수 있었어요.
함께 집에 잘 도착했어요.
아직은 현실감이 없고 기운이 나지 않아 사진만 보고 있어요.
제게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착하고 애교 많았던 열 세살. 아기 같은 할아버지 고양이..
농담처럼 너는 아직 초등학생이라고, 아직 아기라고 고양이대학도 가야 한다고 말했었는데,,
올해 초 직접 만든 생일 고깔 모자, 써보지도 못하고 소풍을 갔어요.
어딜가든 졸졸졸 따라다니고, 강아지처럼 안아달라 보채고 제 품에 꼬옥 안겨 있는 걸 너무나 좋아하고, 냥냥냥 쉴 새 없이 재잘대는 수다쟁이에, 이름 부르면 고운 목소리로 대답 해주던, 늘 제 볼에 귀엽고 따스한 몸을 딱 붙어 함께 잠자던, 눈만 마주쳐도 기분좋다며 고롱고롱거리던 , 먹는 것과 빗질과 새소리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고양이.
가리는 것 없이 엄마가 고심해서 골라준 음식을 다 잘먹고,
약 먹일 때도 너무나 수월하게 간식에 싸주면 안에 약이 든 줄도 모르고 한번에 꿀떡 삼키던 녀석.
그런 모포가 마지막에 좋아하는 간식까지 거부하는 모습에 마음이 미어졌어요.
단 한번도 엄마 마음고생시켜본 적 없는 착한 고양이.
착한 모포.. 마음 약한 엄마둔 덕분에
작은 몸으로 너무 아픈데도 엄마 생각해주면서 천천히 마음 준비할 시간을 주었어요.
작년에 병을 진단 받아 씩씩하게 잘 지내다가 지난달부터는 말 그대로 사투했던 모포.
18일. 모포가 가만히 숨만 쉬던 날은 함께 눈 마주치며 손을 꼭 잡고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해줄 수 있었고
19일 새벽. 비록 저는 잠들긴 했지만 모포가 항상 잠을 자던
곳에서바로 곁에서 손잡고 숨을 거뒀어요. 소풍 전 날 집에서 모포의 몸을 구석구석 닦아주며 혼자 우두커니 앉아 지켜보는게 참 가슴 아프기도 했지만 그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유난히 더운 올여름 무더위까지 모포를 힘들게 해 야속하게 느껴졌는데, 그날 오후 오랜만에 소나기가 내렸고 저녁부터 조금 선선한 기운이 느껴졌어요
마지막까지.. 엄마 걱정 하나라도 덜어주려고 하늘이 너무 아름다운 날 소풍 떠났네요.
모포에게, 저를 지칭하며 언니 혹은 누나라고 말했었어요. 아무래도 엄마라 부를만한 자격은 없는 것 같아서요.
마지막에 가는 길 든든하라고 엄마라고 말해줬어요.
엄마가 항상 모포 생각하니 거기서도 든든하게 잘 지내라고...
정성과 조언, 따뜻한 말씀 덕분에 마지막에 소풍가는 길..
후회하나 남김 없이 미소지으며 마음 가득 축복하며 배웅해 줄 수 있었어요.
예쁜 고양이.
한달 넘게 간호하면서 식사다운 식사를 한 적이 거의 없고 소풍떠나기 전날과 당일도 전혀 먹지를 못했는데
알려주신 곳, 그리고 일부러 전화까지 걸어주셔서 마지막까지 저희가족을 위해 마음써 주신 곳에서, 맛있는 식사 하면서..
한 상 가득 차려진 식탁이 마치 모포가 정성스레 차려준 것 같아서..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모포가 마지막 투병하며 평소 몸무게의 절반 가까이 살이 빠져서 집을 나서며 쟀던 몸무게를 적으며 가슴이 미어졌어요.
친구들이랑 신나게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잘 놀고 편안하게 잘 쉬어서 다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모포가...
즐거운 소풍 다녀와서 다시 만나는 날,
식탐쟁이 모포랑.. 모포가 좋아하는 맛있는거, 고양이일 때에는 좋아해도 주지 못했던 맛있는 음식 함께 먹으며
선생님이 잘 배웅해 주셨던거 웃으며 이야기 나눌게요.
엄마가 많이 마음이 아팠지만,
선생님 덕분에 축복하며 웃으며 보내줬다고 이야기 해 줄게요.
제천까지 오가는 길이 멀었지만 가족과 둘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모포와 함께 선생님 계신 곳으로 다녀오길 정말 정말 잘했다고, 덕분에 너무나 잘 배웅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 나누었어요.
주말이라 차도 많이 밀리고, 돌아오며 맛있는 밥도 먹고, 의림지도 다녀오느라 꼬박 12시간의 여행.
모포와 함께 한 아주 좋은 여행이었어요.
그 여행의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하다는 말이 너무나도 모자랄만큼 감사드립니다.
무던하고 속깊었던, 사랑많고 착한 고양이 모포는 소풍가는 길에도 엄마 위해서
좋은 인연들 남겨주고, 도시락 들고 총총총 평소의 경쾌했던 발걸음으로 신나게 갔어요.
한 달 넘는 시간 모포의 힘든 투병을 곁에서 지켜보며 제 가슴에 각인이 되었어요.
물론 그와 비교할 수 없는 훨씬 많은 좋은 기억, 긴 시간도 제 마음에 늘 함께 할 거예요.
저는 앞으로 모포를 많이 그리워할테고, 문득문득 견딜 수 없이 아프고 슬프겠지만,
그때마다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들 떠올릴게요.
고양이 옷 벗고 예쁜 사람 옷으로 갈아 입고 있을 우리 귀여운 모포.
모포야 사랑하는 내 아가. 옷 갈아 입으면서는 감기 조심해야 한다~
덧붙여 , 4년 전에 먼저 갑작스레 고양이 별로 보낸 막내.
그땐 경황도 없고, 경험도 없어. 가까운 김포에서 배웅을 해줬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가슴치며 후회하는 일, 너무나 미안한 일 투성이였어요.
막내를 위한 조언을 구했을 때에도 진심어린 말씀과 실질적인 조언,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내 방법을 몰라,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아, 곁에만 두고 바라보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막내도 예쁜 곳에 이사시켜 주었어요.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