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구나. 누나는 너를 보내주러 가는 그 차안에서도 정말 너가 갔다는 걸 믿지를 못했어.
다만 목을 가누지 못하는 너의 모습을 볼 때 너가 갔다는 걸 느끼며 이제 화장해주면 이 모습을 내가 평생 보지 못하는 구나 하며 마음이 찢어졌다. 나도 내가 그렇게 울 줄을 몰랐는데 정말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않고 잠을 안 자도 잠이 오지 않았어.
굿바이펫 안에 들어오는 순간 정말 너를 보내야 한다는 거에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소리내 울었다.
너를 어떻게 뜨거운 불 안에 넣어야 하나. 어떻게 보내야 하나. 이 모습이 마지막이구나. 다시는 못 보는 구나.
아마 실장님이 좋은 말씀들을 해주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울고 있을꺼야. 실장님의 말씀을 듣고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게 아니라 혹시나 너의 마음에 우리가 걸려 뒤돌아보지 않을지 울다가도 걱정이 되서 내가 이러면 안되는구나 하며 그쳤단다.
너가 당연한 줄 알았어. 모두 다 떠나지않고 그 자리에서 내 곁에 있을 줄 알았어. 너도 당연히 가지않고 영원히 있을꺼라 생각해서 그런 생각에 더 잘해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더 많이 안아주고 놀아줄 껄 짖는다고 싸납다고 누나가 너한테 막 뭐라고 해서. 지금도 너무 마음이 아파. 우리 애기 지금은 눈도 잘 보이고 걸어다녀도 뛰어다녀도 다리도 안 아프고 안 넘어지지?
누나는 그게 제일 궁금해. 무지개 다리 잘 건너가서 좋은 친구들도 잘 만났지? 너가 우리랑만 있느라 해보지 못한 것을 다 해보고 사람의 몸을 받아 훌륭하고 좋은 부모님 밑에서 너가 우리에게 준 사랑을 그분들께 받으며 자라기를 기도할께. 영영 이별이 아니라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꺼니가 우리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해도 우린 꼭 만날꺼니까. 괜찮아.
6살때 널 처음 만나고 너가 아니었으면 절대 느껴보지 못했을 감정들을 알려주고 가서 고마워. 그리고 너가 사랑을 준 만큼 행복하게 해준만큼 잘해주지 못한 거 같아 너무 미안하다 보현아. 정말 너는 강아지가 아니라 오빠와 나에게 친동생이었고 우리 가족에게만큼은 그 누가 뭐라해도 넌 하나의 사람, 그 이상 이었어.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혈육 같은 우리 가족의 일원 이었다는 걸 너도 우리 안에 속해있다는 걸 잊지마. 오늘은 대전에 비가 왔는데 걸어오면서 널 그냥 땅에 묻었으면 이렇게 비오는 날 얼마나 많이 울었을까 다시 그곳에 찾아가 널 데려오진 않았을까 하는 그런 이상한 생각을 잠시 했어.
누나가 너와 떨어져 있는 동안 강아지 키우고싶다 강아지 키우고싶다 노래를 불렀는데 이제 우리 가족 인생에 너 이외에 다른 아이는 없을 것 같아. 당분간은 강아지를 보아도 그 어떤 동물을 보아도 쉽게 다가가서 만지거나 하지 못할 것 같애. 누나 등교길에 항상 하얀 백구가 있는데 누나는 그 백구보면 어쩔 줄 몰랐거든 근데 오늘은 그 앨 보는 순간 니 생각이 나서 아침 등굣길부터 눈물 바람을 할 뻔 했어. 아, 근데 쓰다보니 이런 글을 여기에 쓰는 게 맞는 지 모르겠다. 사랑하는 우리 보현아, 우리가 아무리 울고 슬퍼해도 우리는 다 견뎌낼 수 있어.
슬퍼하지 않겠다는 말은 정말 못하겠다. 우리는 널 평생 기억하고 널 위해 기도하고 , 가끔은 그리워도 하고..
그리워하는게 나쁜 게 아니란다. 누나 친구가 그러더라고 기억 속에 잊혀질 때 정말로 가는 거라고. 아직 너에게 죽는다..거나 그런 말을 쓰지 못하겠다. 사랑하는 우리 보현아, 아마 몇년이 지나도 실감이 나지 않겠지? 우리 보현이 얼른 사람의 몸을 받아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거라. 우리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직접 마주할 수 없다고 해도 우리가 '저렇게 훌륭한 사람이 있구나~'하면 되는 거겠지. 사람 대 사람으로 너와 마주할 날이 오면 더 좋겠다. 정녕 우리가 서롤 알아볼 수 없다해도 너가 사람으로 태어나 이 생에서 느껴보지 못하고 누리지 못했던 것들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걸 생각하니 슬프지도 아쉽지도 않아.
그동안 말 못하는 몸으로 태어나 많이 답답하고 힘들었지.
다음 생에는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곳을 걷고 뛰어다니고 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행복하게 크거라 보현아.
사랑한다 내 동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