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아..방울아...
목이 메이고 가슴이 저려, 숨쉬기가 힘들구나
일주일이 지났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겠어.
먼저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날 용서해주길 바래.
네가 밥을 못먹고 기운 없이 힘들어할 때부터 하늘에 기도했어.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게 잠 자듯이 내 곁에서 편안하게 하늘나라로 가게 해달라고..
그런데 바보같이 너무 미련하게도 두 번이나 수액을 맞게 하고,, 이게 널 더 힘들게 했어.
기운이 없어도 제정신으로 나를 쳐다보던 너를,,
정말 바보같이 힘을 내라고, 못 먹으니까 수액을 맞는게 좋을거라고 생각했고 병원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막상 맞고 나면 힘들어서 온몸을 떨고 몸도 더 가누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했는데,,그걸 보고서도 잘못된 판단을 하다니..
지나고 나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겠니... 그냥 내 가슴만 치며 울고 있다.
온몸을 쥐어짜며 힘들게 설사를 하고 녹초가 되어 기절한 듯 누워있는 너를..
또 미련하게 닦아주겠다고..바보같이..아무리 살살 너를 만졌어도..
얼마나 쓰라렸을까..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네가 발작을 했을 때 나는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그렇게 기도했는데,, 그랬는데,,,내가 많이 부족했나보다. 내 기도가 부족했나봐..
뻣뻣해졌던 앞 다리가 겨우 풀리고, 네가 또 기진맥진해서 누워있을 때도
제발 더 고생 안하고 하늘나라로 가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어.
그런데 결국 숨쉬는게 힘들어 몸부림치는 너를,,,병원으로 데리고 갈 수 밖에 없었어.
더 빨리 갔어야 했는데, 내가 또 바보였고, 미련했다. 아...방울아...
네 마지막 숨을 내 품에서 거두게 하고 싶었어. 무섭지 않게, 외롭지 않게 내품에서 보내려고 했는데,,
수의사 선생님이 너를 두고 밖으로 나가라고,,,그래야만 한다고 했어.
내가 옆에 있고 싶었는데, 왜 안되는 건지,,
너무 원망스러웠지만,,,괴로워하는 너를 계속 그렇게 붙들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
엄마가 동의서를 작성하는 동안 나는 계속 울기만,, 너무 괴롭고 미안했다. 방법이 없었어.
상자에 담긴 너를 끌어안고 집으로 오는 동안,
이게 현실인가,,네가 죽은 건가...그저 믿기지 않고, 부정하고 싶고,, 그저 멍한 상태였다.
그리고 다음 날 장례를 잘 치르겠다는 생각에, 그런 멍한 상태로 준비만 했어.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가며 네게 편지를 쓰면서 많이 울었어.
네가 얼마나 나한테 큰 위안과 힘이 되어주었는지를 생각하면 너무나 고맙고, 더 잘 해주지 못한 것, 미안하고 잘못한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어.
네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것, 상자를 열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이 컸는데, 식장에서 실장님 도움으로 너를 닦고 빗질하고, 마지막으로 품에 안고 만질 수 있었을 때, 조금이나마 속죄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작 네가 용서를 해주었는지는 모르겠구나..
편지와 내가 만들어 입혔던 옷, 사료를 함께 넣어 화장하러 안으로 들어갈 때,
겁이 많던 네가 혹시나 무서워할까봐 무서운 것 아니라고, 괜찮다고, 계속 얘기했어.
화장 후의 네 모습과 유골함에 담아 품에 안기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도 꿈인지 현실인지,, 아련하기만 하다.
미안한 것이 너무 많구나.
산책도 별로 못나갔고, 발톱도 확인하지 못해서 힘들게 했지.
진작부터 피부병, 귀관리도 더 잘 했어야했고,
물그릇, 밥그릇도 더 깨끗하게 해주지 못했고,
네 이불도 햇볕에 더 자주 오래 소독해주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자궁축농증으로 아픈 줄은 꿈에도 모르고, 널 야단쳤던 거
항상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정말 내가 많이 미안해..방울아...
집안 곳곳에서 네 모습이 보인다.
밥 먹을 때 옆에서 목이 부러져라 올려다 보았었지.
목 아프겠다고 그만 좀 보라고,,,그러면서 슬쩍 슬쩍 먹을 것을 주곤 했었는데..
세수하고, 양치할 때 내 뒤에서 날 쳐다보던 네가 거울 속에 비쳐졌을 때,
난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지금도 네가 뒤에 있을 것 같아 뒤돌아 본단다.
tv볼 때 네가 누워있던 모습, 그 자리가 텅 비어 있는게 이상해. 낯설어 마치 그부분만 다른 곳 같아.
그 자리에 시선을 두지 못하겠어.
예전에 네가 젊고 건강할 땐, 집에 들어오면 문 앞에서 꼬리 흔들며 달려 나와 주었었지.
나이가 들고, 귀가 어두워지고서는 내가 들어와도 모르고 자다가 조금 후에 인기척을 느끼면 고개를 들고 둘러보며 일어나 반겨주었어.
방에서 네가 걸어다니는 발소리를 들으며 아, 방울이가 화장실에 다녀왔구나..부엌에서 아직도 어슬렁거리네..하고 생각하며 웃곤 했는데..
나는 자러 갈때마다 네가 자는 모습을 확인하고, 잘자라고 인사했지.
머리를 쓰다듬으면 너는 귀찮은 듯 머리를 돌렸고..
지금은 거실 불을 끌때마다 마음에 휭하니 바람이 지나는 것 같다.
네가 보이지 않는 집은 너무 쓸쓸하고 허전해.
외롭고 또 외롭다.
곧 찬바람이 불면 나는 네가 생각나서 너무 슬프고 외로와서 미칠 것 같아.
내가 많이 힘들고 외로웠을 때, 내 옆에 너밖에 없었어.
그냥 네가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되어주었다.
갑자기 네가 원망스러워진다.
날 두고 가버리다니,,2년 아니 내년이 올때 까지는 나와 함께 있어줄 거라고 믿었어.
내가 참 나쁘지? 도대체 뭘 믿고 그렇게 막연하게 생각했을까..
방울아, 방울아 계속 네 이름을 부르고 싶다.
널 쓰다듬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입 맞추고, 목욕하고, 말리고, 안아주고,
목욕 후, 이리저리 내달리던 모습, 폴짝폴짝 뛰던 모습, 맛있게 간식 먹는 모습도 보고 싶다.
다시 되돌아 올 수 없는 순간들인 것을 아는데,
그런데도 다시 되돌리고 싶으니 어쩌면 좋으니...
정말 후회되는 것 한가지는 너를 마음껏 예뻐하지 못한거야.
눈치 보느라 내가 너를 사랑하고 아끼고 잘 해주고 싶은 만큼 그걸 표현하지 못한게 정말 너무 아쉽고 후회된다.
우리 다시 만나는 것 잊지마.
내가 너를 알아볼 수 있게 꼭 알려줘야 돼.
내가 너를 다시 만날 때는 더 좋은 모습으로 마음으로나 행동으로나 경제적으로 너에게 다 해줄수 있게 도와다오.
방울아, 우리 이쁜 방울이
사랑하는 나의 방울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우리 이쁜 방울이
내가 얼른 웃을 수 있게, 빨리 가능한 빨리 나를 다시 찾아오렴.
사랑해 우리 이쁜 방울이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고 있어.
그리고 꼭 꿈에 나타나줘.
견딜수 있게 자주 내 꿈속으로 찾아와야돼.
기다릴께...방울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