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오후 8시 바로 어제 저녁 방문했던 다행이네 큰누나입니다. 이대로 눈 깜짝하면 올해가 다 지날 것 같아... 감사의 마음을 한시라도 빨리 전달 드리고 싶어 온 가족의 마음을 모아 글을 남깁니다
보름 전 다행이 심낭 삼출을 진단 받고 같이 지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노견인지라 마음의 준비는 일상의 차원에서 해왔다며 제가 저를 얕보고 그렇게 생각해, 업체를 알아나 봐둬야지 하고 그렇게 큰 심정적 동요는 없이 후보지로 선택했던 굿바이펫. 처음 전화 연결을 엄마가 하시고 아이를 보낸 게 처음이고 경황이 없어 장례를 오늘이라도 빨리 치뤄야 하냐고 질문 드렸었는데, 정말 친절하고 차분히 설명 주시며 딱 24시간 뒤인 12/3 20시로 예약 도와주셔서
하루 남짓 시간 동안 안아주고 뽀뽀하고 닳아 사라질 것처럼 쓰다듬어 주고.
뒤늦게야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보냈으면 후회스러워 어쩔 뻔 했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골랐다면 상황이란 게 사람의 심정이란 게 정말 많이 달라졌을 것 같아 그런 부분들이 참 아찔하네요
다행이의 이름 유래는 강원지역 어느 대학 수의학부 랩실 실험견으로 살다가 안락사 당하기 직전에 우리 가족과 연이 닿아 만나게 된 것을 바탕으로,
관용어처럼 쓰이는 '~~해서 정말 다행이야' 할 때 다행이 인데요
지난 11년간 저희 가족의 미숙함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하고...
여러 악운이 겹쳐 자기 덩치보다 몇 배는 큰 개에게 물린다거나
죽을 고비도 몇 번이나 넘기고, 도무지 평탄했다고는 할 수 없는 견생인데
그때마다 다행이라는 이름을 증명하듯 멋지게 부활해 아무일 없었다는 듯 건강하고 명랑하게 지내준 다행이인지라
정말 이름에는 힘이 있는 건지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했었는데요.
그런 복덩이 다행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해주신 분이 그 누구도 아닌 한훈희 실장님이라는 것에
정말로 이름 복이란 건 있다고 믿게 되었어요
많을 다多, 행운 행幸이라는 이름의 많은 행운들 속 마지막 결정표는 실장님과의 만남입니다.
동물이라 할지라도 어엿한 누군가의 자식이고 동생이고 하나 뿐인 가족이고
심지어는 반려인의 온기를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친구들까지, 저마다의 아프고 슬픈 사정이 있어 찾게 되는 곳이라지만
이렇게 매일같이 마주하시다 보면 이건 전혀 나쁜 뜻이 아니라, 익숙해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사람이고 반대로 익숙해져야만 해나갈 수 있는 어떤 사명감이 담긴 직업일 거라고 감히 미루어 봅니다만
정말 세심하고 정중하게, 정성을 꾹꾹 누른 마음 다해주시는 모습에 정말 큰 위로와 인간으로서의 귀감을 받았습니다.
어떤 겨를 없이 진행되는 '안내'가 아닌 마음이 느껴지는 '단계'로써
저희 가족에게 큰 위안과 위로를 주셔 말로 못 다할 만큼 감사한 마음입니다.
너무너무 사랑하는 가족을 하루아침에 떠나보내기란 그 누구라도 어려운 일이라
아직은 많이 아프고 슬플 날이 남은 것 같지만, 그게 완전히 끝나는 날이란 없을 것도 같지만...
전해주신 이야기 곱씹으며 마음 다잡기에 힘내보겠습니다.
다행이 오래오래 기억할 용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절차라는 것이 형식이 아닌 위로의 방식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근원적인, 사랑이라는 의미의 가치를 몸소 실천하시는 일에 응원의 마음을 보탭니다.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